일반적으로 수경의 권장수명은 1년. 그래서인지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나의 나이키 수경은 그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6년 전 수영 초급자의 손에 들린 무난한 검정색 나이키스윔 크롬미러 수경은 짱짱한 고무를 자랑하며 눈 주변을 따라 판다 자국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스타트 때는 물살에 수경이 뒤집어지기도 했지만 이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수경이 거기서 거기지.
시간이 지나 반짝였던 검정색 수경은 생활 잔기스가 가득한 뿌연 렌즈가 되어 물에 벅벅 닦아 쓰길 반복했는데, 더 이상 안티포그로도 렌즈가 닦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은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수경이 그만 보내달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피닉스] 톰캣 노패킹 미러 패브릭 터치안티포그 수경 PR-201 M FB TA 클리어
24,500원
기왕 새로운 수경을 사는 거, 검색을 통해 리뷰를 찾아봤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피닉스 톰캣 노패킹 수경을 주문하게 되었는데 ‘톰캣’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스피드와 날렵함, 그리고 노패킹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벼움이 좋았다. 투명해서 예쁜 데다 구성이 알차고 저렴하기까지. 캔디 같은 패브릭밴드를 기본으로 실리콘밴드와 탈부착식 코걸이가 추가로 증정된다. (실리콘 밴드 색상은 랜덤으로 발송되는 듯하다) 요즘따라 귀에 물이 차서 쿠팡에서 실리콘 귀마개도 주문했는데 수경과 함께 딱 맞춰 도착했다.
깔끔하게 비닐이 부착된 채로 보관함으로 재사용 가능해 보이는 플라스틱 수경 박스와 안티포그, 폴리백까지 함께 왔는데 터치안티포그 제품임에도 안티포그액을 증정품으로 주면 남는 게 뭘까 싶다. 결국 안티포그액과 폴리백은 쓸 일이 없어서 방치되어 있다.
노패킹 디자인
노패킹이면 물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냥 예뻐서 주문했다. 실제로 착용해 본 패브릭 밴드는 실리콘 밴드보다 덜 짱짱해서 물이 들어올 것만 같았지만 나는 이미 수영장이었고, 출발과 동시에 감탄했다. 단 한 방울도 물이 유입되지 않은 데다 강습이 끝난 후 씻으며 거울을 보니 눈두덩이도 멀쩡했다.
구입 전에 미끄러워 벗기는 게 불편하다, 눈두덩이가 눌린다, 수경 크기가 작다 등 많은 단점들을 보았으나 내 얼굴에는 꼭 맞았다. 피닉스 톰캣은 보편적인 한국인의 안면부 형태를 참고하여 인체공학설계된 비대칭 렌즈를 사용했다는데, 나는 보통의 한국인 안면부를 가지고 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눈비침
클리어 제품은 다른 색상 중 투과율이 가장 높아 밝다. 즉 눈비침이 가장 높은 색상이라 수영장에서 눈 굴리는 것 다 보일 것 같아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생각해보니 수영하다 힘들어서 눈 마주칠 일도 없었다.
패브릭 수경은 리뉴얼되어 밴드 끝부분에 풀러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풀러가 달린 곳을 아래로 걸어 주고 머리통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어서 편했다. 또한 좌우구분은 피닉스 로고가 좌측으로 가도록 써 주면 된다. 전체가 투명해서 시야 확보가 정말 잘 되고 따로 안티포그가 필요없다는 것, 예쁘고 가벼운 제품에 가격도 부담 없어서 소모품으로 합리적인 것 같다.
터치 안티포그 물안경 사용 설명서
터치 안티포그 사용시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문지르면 안 되고, 수건이나 휴지, 손톱 등 날카롭거나 이물질이 있는 걸로 문지르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사용 후 세척 시 온수로 강하게 문지르면 안티포그 성능이 떨어질 수 있고 당연하게도 안티포그 기능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기에 터치 안티포그 기능이 떨어졌을 경우 피닉스 김 서림 방지 용액을 사용하면 1회 사용으로 기능을 1일 연장시킬 수 있다. 터치 안티포그는 수영 시 김이 서릴 경우에만 문질러 주는 것을 권장한다.
사용 후 깨끗한 물에 헹궈 물기를 털어낸 후 보관하고 젖은 수영복이나 수건 등과 함께 두면 안티포그 기능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색깔이 변할 수 있으니 그늘진 곳에 말린 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세척 시 깨끗한 물을 담아 중성세제 용액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섞은 물에 헹구어 털어서 말려주고, 알코올이나 시너 등의 유기 용액은 물안경의 변형이나 칼라 변조를 초래할 수 있다.
피닉스 톰캣 터치안티포그 장단점
며칠 사용하면서 단점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사람에 따라 알이 작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착용하고 벗는 것도 실리콘보다 부드럽고, 바디가 투명해서 시야가 훤히 잘 보이는 데다 두 달 가까이 사용했을 때 한 쪽만 살짝 뿌연 느낌이라 손으로 슥슥 문지르니 다시 눈앞이 선명해져서 좋았다. 예쁘고 사용하기 편해서 1년간 열심히 착용하고 다음 수경도 피닉스 톰캣을 구매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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